메가스터디가 전단지 뿌릴 때,
나는 블로그에 글을 쓴다
월 300만 원짜리 ‘광고’와 월 0원짜리 ‘자산’의 결정적 차이
기말고사가 끝난 7월 초, 장마가 시작된 어느 날이었습니다. 오후 4시, 비에 젖은 신발과 눅눅한 공기를 뚫고 학원 문을 열고 들어온 중등부 김 원장은 한숨부터 내쉬었습니다. 손에 들린 건 미처 다 돌리지 못한 여름방학 특강 전단지 뭉치. 아파트 단지 앞에서 2시간을 서 있었지만, 사람들은 비를 피해 종종걸음으로 사라질 뿐 누구 하나 전단지에 눈길을 주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받은 전단지는 몇 걸음 못 가 아파트 쓰레기통에 처박히기 일쑤였죠.
그날 밤, 김 원장은 지친 몸을 이끌고 컴퓨터를 켰습니다. 습관처럼 접속한 학원 강사 및 원장들의 커뮤니티 ‘학관노’. 그곳에서 자신과 너무나도 똑같은, 어느 원장님의 절규 섞인 글을 발견하게 됩니다.
‘학관노’에 올라온 어느 원장님의 절규
제목: 여름방학 특강 전단지, 진짜 효과가 있긴 한가요?
원장님들, 정말 죽겠습니다. 이번 여름방학 특강생 모집하려고 큰맘 먹고 전단지 5만 부 찍고, 아파트 게시판 광고에, 현수막 10개 걸고, 알바생 2명 써서 3일 내내 학교 앞에서 돌렸습니다. 문자 발송비까지 합치면 들어간 돈만 거의 300만 원입니다…
그런데 일주일이 지난 오늘까지, 전단지 보고 연락했다는 상담 전화는 딱 3통 왔네요. 그나마 1명은 시간이 안 맞아서 등록도 안 했습니다. 빗소리 들으면서 창밖을 보고 있자니, 저 비에 젖어 찢어지고 있을 제 돈과 시간이 떠올라 눈물이 다 납니다. 다들 어떻게 학생 모집하시나요? 제가 뭘 잘못하고 있는 걸까요…
– 아이디: 목동키즈
이 글은 수많은 원장님들의 공감을 얻으며 수십 개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예요”, “요즘 애들 전단지 안 봐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같아요”. 그 글은 몇 년 전, 광고 대행사 말만 믿고 수백만 원을 길바닥에 뿌렸던 제 모습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저는 더 이상 전단지를 돌리지 않습니다. 칼바람 부는 겨울에도, 땀이 뻘뻘 나는 여름에도 학교 앞에 서 있지 않습니다. 대신 그 시간에 학원 컴퓨터 앞에 앉아 조용히 블로그에 글을 씁니다. ‘목동키즈’ 원장님이 300만 원을 태워 3통의 전화를 받을 때, 저는 0원을 들여 30통의 문의 전화를 만들어냅니다.
학부모는 ‘광고’를 검색하지 않는다
결정적 차이는 간단합니다. 전단지는 ‘나 여기 있으니 제발 좀 봐주세요’라고 소리치는 ‘일방적인 외침’입니다. 하지만 블로그 글은 다릅니다. 학부모님들은 “OO동 수학학원”을 검색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문제’와 ‘고민’을 검색창에 넣습니다.
“중2 수학 포기자, 기말고사 30점 올리는 법”
“초등 5학년 아들, 문해력 키우는 독서 습관”
바로 이 지점에서 제 글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는 제 학원을 광고하지 않습니다. 대신, 학부모의 고민을 해결해 주는 ‘정보’와 ‘노하우’를 제공합니다. 제 20년 경력이 담긴 글을 통해 학부모는 저를 신뢰하게 되고, 저는 자연스럽게 ‘우리 동네 진짜 전문가’가 됩니다. 전단지가 1초 만에 버려지는 쓰레기라면, 제 블로그 글은 24시간 잠들지 않고 고객을 끌어오는 저의 가장 강력한 ‘자산’이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쓴 글 하나로 저는 여름방학 특강을 조기 마감시켰습니다. 광고비는 0원. 오히려 제 글을 보고 찾아와 “원장님 글에서 진심이 느껴졌어요”라며 등록한 어머님에게 커피를 얻어마셨습니다.
메가스터디와 같은 거대 자본의 방식을 따라 하는 대신, 하찮아 보였던 그 블로그 글 한 편에서 시작된 ‘자동수익 머신’의 모든 설계도를 이 책에 담았습니다.